여행과 여유

둔촌시장 탐방기3 — 곱창 주점 골목, 시장의 또 다른 얼굴

만샘 2025. 5. 28. 01:31

이골목은 조금 좁고 주점이 있는 골목이다. 곱창과 족발집 좀 더 가면 정육점 식당이 있다.

 

둔촌시장의 골목길은
낮과 밤이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이번엔 곱창 주점이 밀집한 골목으로 들어섰다.
해가 지면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이곳은 다시 소주잔과 웃음소리가 오가는 저녁거리가 된다.

기름 냄새, 시끄러운 주방 소리, 다정한 상인들의 인사까지
이 길은 시장의 또 다른 정서이자
동네의 살아 있는 온기를 품고 있다.

지금은 낯이라 한산하다.

 

곱창은 역시 철판에 구워야 타지도 않고 맛있게 구워진다 철판만 봐도 구수한 냄새가 나는것 같다.

 

이 집 아저씨, 참 친절하셨다.

곱창을 볶고 계시길래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조심스럽게 여쭈었더니,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셨다.

이곳 시장 상인들 대부분은 정말 친절하다.
무뚝뚝한 듯해도 정이 있고,
일에 바쁘면서도 사람을 살핀다.

둔촌시장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시장인 이유,
그건 어쩌면 이런 따뜻한 사람들 때문이 아닐까.

 

건어물 특히 북어 ,명태 ,황태포등이 많은 가게

 

동생이
오징어포와 북어포를 사 오라 해서
이 집에서 샀다.

그런데 한 줌밖에 안 되는 양이 1만 원씩 했다.
너무 비싸서
결국 1만 원어치씩만 샀다.

동생의 부탁이니 들어주긴 했지만,
다음부터는 이렇게 비싼 건 피해야겠다.

 

생선이 잘 구워지기도했고  포장이 잘되어 있어서 먹음직 스럽게 보인다 .

 

갈치, 꽁치.
우리 밥상에 익숙한 생선들이 가지런히 포장되어 있었다.

팽팽하게 당겨진 투명 비닐 포장 아래,
은빛 생선들의 결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 탓인지 유독 신선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봤다.
저걸 사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하얀 쌀밥 위에 살짝 얹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시장은, 그런 상상과 식욕이 함께 차오르는 공간이었다.

 

시장 골목 식당 의자엔 아직 사람이 앉지 않았고, 채소와 과일은 정성껏 담겨 있다.

낮시간의 시장 골목은
유난히 조용하고 여유롭다.
식당 의자엔 아직 사람이 앉지 않았고,
바닥엔 하루의 흔적이 조금씩 남아 있다.

채소와 과일은 정성껏 담겨 있고,
사람들은 이따금씩 걸음을 늦춘다.

시장도 숨을 쉬듯
하루의 고요와 분주함을 오간다.
이 골목은 지금,
일상과 기다림이 나란히 놓인 풍경이었다.

 

족발의 윤기가 번들거려 눈부터 즐겁고, 족발 특유의 향이 좋았다.

 

진한 갈색 윤기가 흐르는 족발이
커다란 채반 위에 수북하게 쌓여 있다.
겹겹이 휘감긴 껍질과 뼈마디가
고된 삶을 통째로 삶아낸 것처럼 묵직하다.

시장 한복판, 사람들 사이를 지나며
누군가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누군가는 어머니를 떠올린다.

기름진 향기, 소리 없는 유혹.
시장 안에서 족발은 음식이기 이전에,
기억과 정서의 상징이 된다.

 

수조 속 해삼들이 꿈틀거리며 마치 살아 있는 지형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수조 속 해삼들이 꿈틀거리며
마치 살아 있는 지형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회갈색, 흑갈색, 붉은빛까지
다양한 색과 질감이 섞여
시장 한편에 작은 바다를 만들고 있었다.

촉감조차 상상하기 어려운 생물들.
낯설고 기이하지만,
누군가에겐 귀한 보양식, 누군가에겐 어릴 적 추억이다.

생선을 넘어,
시장 속 해산물의 결은 더 깊고 느릿하게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스며든다.

 

호떡 가겨이 매우 저렴하다

 

작은 노점대 위에
노랗게 구워진 호떡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플라스틱 케이스 너머로 비치는 빛에
겉면은 더 바삭하고 속은 더 달콤해 보인다.

흑판 위엔 정겨운 손글씨.
가격도, 진열도, 모든 것이 딱 필요한 만큼만 준비되어 있다.
시장은 언제나 거창하지 않다.
이런 소박한 간식 하나가
오랜 기억을 건드리는 순간이 있다.

 

정육점식당

 

점심 무렵의 식당 앞.
유모차가 살짝 열린 문 앞에 멈춰 있고,
안쪽에서는 누군가 혼자 식사를 하고 있다.

또 다른 식당에는
빈 의자와 조용한 조명이
손님을 기다리듯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화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이런 모습이 진짜 시장의 얼굴이다.
사람이 살고, 먹고, 기다리고,
그러다 다시 흘러가는 그 자리에
둔촌시장의 하루가 있다.

 

색감도 모양도 아름다운 소라모습

 

마치 조개보다 강한 생을 살아온 것처럼,
껍질 하나하나에 시간이 새겨져 있었다.
거칠고 단단한 겉면,
그 안에 숨은 고동빛 살점 하나.

불규칙한 껍질 곡선,
빛을 머금은 오렌지색 안쪽,
시장 한편에서 문득 발길을 멈추게 했다.

 

늙은 호박이 겹겹이 쌓여있다.

 

늙은 호박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어딘가 둥글고 불균형한 곡선이
시장 골목을 부드럽게 눌러주는 것 같았다.

손글씨로 적힌 "직접 농사지어 판매합니다"
그 한 문장만으로도
이 호박들이 어디서 왔는지,
누가 이곳까지 실어 날랐는지
그려지는 듯했다.

 

색감과 질감이 어우러진 붉은 대추들

 

붉은빛이 단단하게 여문 대추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빛을 받아 반들거리는 껍질과
거칠게 말라붙은 표면이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 알 한 알이
손을 거쳐 여기까지 왔고,
이제 누군가의 품으로 옮겨질 차례다.

시장의 끝자락에서 만난 이 풍경은
마치 오늘 하루의 정리처럼
차분하고 따뜻했다.

 

짐을 들고 오가는 좁은 시장골목

 

장터에서 길을 찾다
둔촌시장을 따라 걸으며,
나는 그저 물건을 사러 간 것이 아니라
동네의 숨결과 사람들의 시간을 함께 걸은 셈이었다.

이 작은 시장의 골목에서
살아 있는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
사진 속에 담긴 풍경보다도,
마음에 남은 표정들과 소리들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제부터는 내 생활 반경 안에서,
그리고 때로는 멀리 시골 장터까지 발걸음을 넓혀
그곳의 표정과 이야기를 담아보려 한다.

시장에서 만난 삶의 단면들,
그 속에서 내가 다시 살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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